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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자녀들의 미래, 가정에서 시작하는 소셜 미션


2013년 09월 16호

이웃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자녀들의 미래
가정에서 시작하는 소셜 미션


김도영
SK브로드밴드 사회공헌팀장

좌중이 일순 조용해집니다. 건장한 남자에게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곱고 힘찬 여성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카운터테너의 매혹적인 선율에 모두 흠뻑 빠지는 순간입니다. 얼마 전 토요일 오후 우리 집 거실에서 열린 <비전 콘서트>의 한 장면입니다. 

<비전 콘서트>는 <비전스쿨> 프로그램의 수료 발표회 행사입니다. 중고등학생들이 한 달 동안 주말마다 모여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수립한 자기 삶의 비전과 진로를 부모님과 지역 어른들을 모시고 발표하고 선포하는 의미 있는 자리입니다. 아마 앞으로 두고두고 기억 속에 남을 순간이겠지요. 평생 처음으로 자신의 꿈을 대중 앞에서 선포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축복하고 격려하기 위해 <비전 콘서트>라는 콘셉트로 행사를 만들었습니다. 참가한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지역 어른들이 함께 꿈을 생각하고 축복하는 자리가 되도록 말입니다.

이번 <비전 콘서트>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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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는 하우스 콘서트로 이루어졌습니다.
피아노, 해금, 카운터테너의 연주가 있었습니다. 피아노와 해금의 연주도 아름다웠지만, 평소 듣기 어려운 카운터테너의 노래는 정말 소름 돋는 시간이었습니다. 바로 앞에서 듣는 연주는 감동입니다. 하우스 콘서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입니다. 게다가 연주자들 모두 청소년들의 꿈을 축하하기 위해 기꺼이 재능기부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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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학생들의 비전발표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꿈을 외국 항공사 승무원, PD 그리고 대통령이 되겠다며 당당히 선포했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이 이렇게 감동적인 스피치를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참 잘하더군요. 무엇이 되겠다는 목표가 자신의 세속적 성공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고 다들 이야기했기 때문입니다. 대견함을 넘어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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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부에는 명사 분들의 조언과 격려가 있었습니다.
학부모운동 시민운동단체 대표(NGO), 대기업 대표(기업),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학교) 이렇게 서로 다른 영역의 리더 분들의 짧은 특강이었습니다. 

그리고 다과를 나누며 담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좌중에서 비전 발표를 들었던 청중들이 학생들에게 조언과 격려를 해주는 자리입니다. 청소년들에겐 정말 힘을 큰 얻고 또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밤늦게까지 학생들과 어른들의 대화는 계속되었습니다. 

 행사에 모인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위해 힘을 합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보람된 일인지 함께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하루하루 사회생활하기에도 바쁜 일상이지만 잠깐만 숨을 고르면 우리들의 자녀들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비전을 찾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중요하면서도 필요한 것은 어른들이 알려주는 사회에 대한 살아있는 경험과 정보들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어른들은 중고생들의 발표를 들으며 그들의 순수한 열정과 사람에 대한 사랑,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마음에 감동과 부끄러움을 가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웃들이 모여 자녀들의 꿈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경험은 경쟁에서 이기도록만 훈련받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물론이고 혼자 살기도 바쁜 어른들에게까지 함께 가는 것이 더뎌 보이지만 더 빠르고 행복한 길이라는 것을 배우는 소중한 과정이 되었습니다. 멀리 갈 때는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 <비전스쿨>
작년 7월 처음 시작한 비전스쿨은 당시 고2인 필자의 딸아이가 명확한 비전이 없는 것이 안타까워서 필자 부부와 후배 이렇게 셋이서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딸아이가 <비전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심리학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고 이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심리학 관련 서적을 읽기 시작하고, 학교에서는 심리학 동아리를 만들어 매주 연구모임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읽은 재미난 심리학 관련 사례들을 모아 뉴스레터를 만들어 교우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합니다. 성적도 쑥쑥 오르고 대입 면접을 위한 포트폴리오도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고 효과가 의외로 좋다고 생각되어 지인들 자녀들을 모아서 2차, 3차를 하다 보니 일 년 만에 9차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주요 프로그램은 자존감 회복,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끌어내어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도출하고 이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진로를 구체화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