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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칼럼] 세계 재활사회적기업, 기술혁신으로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다

-한국 재활서비스 사회적기업, 통합치료 강점 살려 지속가능성 모색해야-

 

[고재철 박사 칼럼]

세계 재활사회적기업, 기술혁신으로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다
한국 재활서비스 사회적기업, 통합치료 강점 살려 지속가능성 모색해야

 

 


[이 칼럼은 세계 주요 재활사회적기업의 혁신 방향을 비교 분석하며, 한국형 재활모델의 발전 방안과 지속가능성을 제시한다. 국내 사회적기업이 의료를 넘어 ‘삶의 복귀’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사회적 가치 중심의 재활체계를 구축할 때, 진정한 사회혁신의 길이 열릴 것이다]

 


재활의 개념, 사회적 가치로 확장되다
오늘날 재활서비스는 단순한 의학적 치료를 넘어 인간의 자율성과 존엄을 회복시키는 사회적 가치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사회적기업들은 장애인과 재활대상자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기술과 창의성을 결합하고 있다. 영국의 ‘스페셜이펙트(SpecialEffect)’는 장애 아동과 성인을 위해 게임 접근성 기술을 개발, 맞춤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용자의 감각·운동능력을 동시에 자극하며 ‘재활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북미의 통합형 로봇재활 시스템
캐나다의 ‘March of Dimes Canada(MODC)’는 로봇기반 운동재활·언어재활·직업훈련을 통합한 선도 모델이다. 특히 뇌졸중 및 신경계 손상 환자를 위한 로봇재활 프로그램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MODC는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약자 재활 프로그램에 재투자해 ‘이윤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했다. 미국의 ‘United Cerebral Palsy(UCP)’는 언어·감각·운동재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사회 기반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사회적 포용의 모범이 되고 있다.

 

유럽의 디지털 직무재활 혁신
독일의 ‘AfB gGmbH’는 장애인 고용과 IT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직무훈련형 재활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발달장애인이 폐기 IT 기기를 재활용하며 감각통합과 직업기술을 함께 익히는 과정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자립을 위한 생산적 재활로 확장됐다. 이 기업은 ESG 경영을 실천하며 수익을 다시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재투자함으로써 사회적기업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아시아의 원격·지역 연계형 모델
인도의 ‘Amar Seva Sangam’은 농촌과 도시 간의 의료격차를 줄이기 위해 모바일 원격재활 플랫폼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아동·청소년 대상 언어·운동·감각·로봇재활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며 지역 간 접근성 한계를 극복했다. 케냐의 ‘Step by Step Learning Centre’는 마을 보건소와 연계한 ABA 기반 행동치료와 로봇재활 실험으로 아프리카형 사회적 협력모델을 만들고 있다.

 

교육과 재활을 잇는 복합형 시스템
필리핀의 ‘Tahanan ng Pagmamahal’은 고아 및 장애아동을 위한 복합재활교육기관으로, 로봇기기를 활용해 자율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언어·감각재활을 병행한다. 현지 대학과 협력해 재활전문 인력을 양성하면서 사회적기업의 전문성과 지속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의 통합형 재활의료 모델
국내에서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대표적이다. 운동·감각·언어·로봇·구강재활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형 시스템을 구축해, 저소득층 장애아동의 치료 접근성을 높였다. 기부금 기반의 사회적기업으로 운영되며, 사회복귀와 자립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를 지원한다. 한국형 재활서비스가 의료적 접근뿐 아니라 삶의 회복을 지향하는 점은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와 국내 모델의 본질적 차이
세계의 재활사회적기업들이 기술혁신·지역분권·사회투자 순환구조를 강점으로 한다면, 한국은 의료서비스의 통합성과 공공성을 중심에 두고 있다. 영국과 독일은 민간기술기업과 협업하여 제품화 및 수출형 모델을 창출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공공성 중심의 관리체계에 머물고 있다. 또한 인도나 케냐처럼 ICT를 통한 분산형 재활서비스보다는 수도권 중심의 중앙집중형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접근성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미래를 위한 방향
한국의 재활서비스 사회적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AI와 로봇을 결합한 맞춤형 원격재활서비스가 필요하다. 또한 ‘출장형 지역재활서비스’를 확대해 의료 사각지대의 장애인들이 전문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촌지역에는 지역 거점 중심의 농촌형 맞춤 재활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사회와 의료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더불어,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AI 기반 맞춤 재활기기 개발 ▲지자체-기업-복지기관 간 협력 강화 ▲사회투자펀드를 통한 재활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이다. 정부의 지원정책 또한 단기보조 중심에서 성과·혁신 중심의 인센티브 제도로 전환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제언
국내 재활서비스 사회적기업이 진정으로 지속가능하려면, ‘치료 중심’의 한계를 넘어 사회참여 회복과 자립지원 중심의 재활철학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술혁신과 지역사회 협력, 그리고 공공성과 민간 창의성의 균형이 동시에 이뤄질 때 한국형 재활모델은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포용적 재활서비스 생태계가 그 방향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고재철 박사는 재활서비스 사회적기업을 직접 컨설팅하며, 그 과정에서 ‘재활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는 재활서비스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보이지 않는 경영인들과 종사자들의 사회적 가치가 무한대임을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박사는 “그들의 헌신이야말로 진정한 사회적경제의 뿌리이며, 우리 사회가 더 따뜻해질 수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kjc816@naver.com

고재철 경제학 박사

한국사회적경제신문 발행인

한국사회적경제포럼 대표

전 가천대 안양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