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 불황을 극복하는 법
황보윤
국민대학교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교수
작년 6월 25일부터 10일간 석사 과정 15명의 학생들과 함께 실리콘 밸리 지역을 다녀오게 되었다. 실리콘밸리 소재 기술사업화 전문기관들과 스탠포드대,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카네키 멜론 대학의 엔터테인먼트 기술 센터 등에서 기술 사업화 및 창업 관련 강의와 각 기관의 노하우를 듣게 되었다. 이를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산호세 지역까지 20여 번을 왕복하면서 느낀 것은 실리콘 밸리 지역은 불황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벤처와 창업이 활성화 되어 있어서 미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인재들과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벤처와 창업이 활성화되는 가장 큰 비결은 창업을 위한 투자 자금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벤처캐피탈 자금 투자의 53%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그 중 대부분이 실리콘 밸리 지역에서 투자가 되고 있다. 실리콘 밸리 창업자들의 무용담들 중에는 우연히 커피숍에서 커피 주문을 기다리다가 구글 투자 성공 후 큰 돈을 벌게 된 벤처 투자 전문가나 페이스북 창업자를 만나서 자신의 창업 아이템을 전달하다가 그 자리에서 1억원을 투자 받았다는 얘기는 그리 특별한 얘깃거리가 아니다. 또한 삼성, 엘지, 소니, 파나소닉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실리콘 밸리의 투자 동향 파악과 기술 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몰려들고 있어서 경기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었다.
두 번째 실리콘 밸리 지역의 벤처, 창업 활성화의 비결은 대학의 역할이었다. 특별히 스탠포드 대학은 많은 벤처 기업가들을 배출하고, 우수 인력을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및 창업 실무 교육과 벤처 창업자들과 엔젤투자자들을 연계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특별히 스탠포드 대학의 디자인 스쿨은 ‘디자인 싱킹’ 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전 세계 많은 대학과 기업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세 번째 실리콘 밸리 성공 비결은 성공한 기업가들과 언제든 만날 수 있는 문화적 자유로움과 활발한 전문가들 간의 관심 주제 만남인 소위 ‘meetup’ 이라고 하는 모임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이었다. 방문기간 내내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과 대화 속에서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클라우드, 빅데이터, 웨어러블 컴퓨터 관련 용어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면 벤처, 창업 활성화로 현재의 경제난국을 돌파하여, 일자리 창출 및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벤처 창업 투자 자금의 선순환 구조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창업 3년 이내 기업에 투자하는 일반 국민용 엔젤 펀드를 조성하고 투자자들에게는 2천5백만원까지 100% 또는 70%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법을 제안해 본다.
둘째,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구매할 때는 충분한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문화와 대기업, 중견기업들의 M&A에 따른 유인책(誘引策), 또는 대기업들의 중소기업 인력 스카웃의 경우 이전료(移轉料)를 후불로 지불하게 만드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끝으로, 최근 전 세계적인 트렌드는 젊은 20대, 30대들의 창업 아이템들이 미국 등 선진국들의 경제를 이끌고 가고 있고, 그 아이템들이 글로벌한 시장을 목표시장으로 두고 있다. 따라서 청년 창업자 또는 IT, 바이오, 첨단 기술 인력들의 국제간 교류를 지원하도록 하자. 최근 이스라엘의 요즈마그룹이 향후 3년간 한국 벤처기업에 1조원을 투자하고, 그룹의 첫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 지원공간인 ‘요즈마 스타트업 캠퍼스(Yozma Startup Campus)’를 세계 최초로 한국에 짓겠다고 밝힌(조선일보 2014. 9. 2.) 것과 순르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 ‘캠퍼스 서울’을 영국 런던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어 세계 3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설립한다고 밝힌(동아일보 2014. 8. 28.) 사실은 실리콘 밸리에 전 세계 기업들이 몰리는 신호탄으로 생각이 되고 조만간 ‘한국의 실리콘 밸리’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