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업 사회’, 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대규모로 증가하고 있는 ‘청년 무업자’라는 존재가
일본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
누구나 무업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무업 상태에 처하게 되면 그로부터 빠져나오기가 힘든 사회를 ‘무업 사회’라고 한다. 2010년대의 일본 사회는 이미 ‘무업 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것이 저자들의 진단이다.
이 책의 1부는 이미 도래한 ‘무업 사회’에서 유령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 ‘청년 무업자’의 실태와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의 논지는 명확하다. 고도 성장기에 구축된 ‘일본형 시스템’과 ‘사회 안전망’의 부실이 변화된 노동조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대책 없이 ‘청년 무업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일본 사회의 지속가능성까지도 위협받게 된다는 암울한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무업 사회’와 ‘청년 무업자’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 지원과 대책 마련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그러나 ‘청년 무업자’는 게으르다는 식의 부정적 인식과 잘못된 오해, 무업자들이 서 있는 사회경제적 환경과 구조에 대한 무지가 문제 해결을 방해하고 있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청년 무업자’에 대해 부정적 뉘앙스가 강한 기존의 ‘NEET’, ‘히키코모리’ 같은 개념이나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일자리 창출’ 식의 단선적인 접근을 넘어서 당자자인 무업자에 대한 섬세한 이해를 통해 보다 정교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한다. ‘무업 사회란 무엇인가?’, ‘청년 무업자는 어떤 존재인가?’, ‘무업자에 대한 사회의 잘못된 오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등을 구조적 측면과 역사적 변화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실업률 등의 어떠한 고용 관련 통계에도 산술되지 않는 ‘청년 무업자’에 대한 대규모의 정량조사와 정성조사를 통해 일본에서도 의미 있는 최초의 실태조사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출간 이후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무업 사회’의 냉혹한 진리 - 누구나 무업자가 될 수 있다!
2부는 ‘일하지 않는 것인가?’, ‘일할 수 없는 것인가?’라는 의문 속에 감추어져 있는 ‘청년 무업자’ 당사자들의 이야기이다. 미디어에 의해 ‘게으르고 나태한 청년들’이라고 부정적으로 규정되고 있는 ‘청년 무업자’의 진짜 모습을 보여 준다. 6명의 ‘청년 무업자’가 무업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분투해 온 과정을 인터뷰 형식의 글로 구성하여 누구나 무업자가 될 수 있는 ‘무업 사회’의 냉혹한 진리를 담담히 웅변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 운영이 확고히 자리 잡은 오늘날 사회적으로 ‘청년 무업자’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넘쳐나고 있다. 이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무업자에 대한 부정적 생각에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중학교 때 왕따를 당해 등교를 거부하고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다 현재는 가전제품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청년, 대학 중퇴 이후 15년간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다 현재 청소 회사의 현장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청년 등 6명의 인터뷰는 ‘무업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일본과 동일하게 ‘무업 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의 이면을 살펴보는 데 더할 수 없는 참고 자료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