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의 성과 측정
방선이(인천광역시 사회적기업통합지원센터장)
사회적기업이 만들어낸 가치와 성과는 무엇일까? 과연 그 성과들이 투자자를 이해시키고 착한 소비를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을까? 소비의 동력, 투자의 동력이 되기 위한 사회적기업의 성과들은 어떻게 객관성을 유지하며 측정할 수 있을까? 사회적기업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본 내용들일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다소 상충되는 두 개의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영리기업과 동일한 성과측정도구를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 경제적 가치는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구매자가 지불한 금액과 사업운영상의 비용 계산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에 재무제표를 통해 객관적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단순한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사회적 가치 창출에 무게의 중심을 둔 사회적기업에 대한 측정에 대한 담론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회계가 다룰 수 없었던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규명하고 측정해서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는가의 문제는 시급한 해결이 필요한 부분이다.
사회적기업의 가치 유형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사회경제적 가치로 규정할 수 있다. 경제적 가치는 시장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활동을 통해 창출되며 측정은 ROI 혹은 ROE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사회적 가치로 개념화가 가능하며 측정단위로는 개인, 집단, 공동체, 사회 혹은 국가가 될 수 있다. 삶의 질, 이웃에 대한 연대성, 공동체 의식, 네트워크, 생산유발효과, 사회인식 변화, 사회역량 변화 등 정량화가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하거나 화폐적 가치로 전환하는 것은 일관성과 객관성, 인과관계 규명의 어려움, 동일한 환경, 문제발생 시점과 해결 시점과의 시차 발생 등의 요인으로 인해 측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기업이 성과를 측정해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그 결과를 기업운영에 반영함과 동시에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기 위함, 곧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성과 측정을 받아들여야 하나 현장에선 규제와 관리의 도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되고 지원사업이 펼쳐진지 6년이 되고 있지만 사회적기업에서 생산해낸 사회적 가치 측정에 관한 일관된 정의와 기준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물론 어떤 가치를 측정하고 객관화시킨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기준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의 표현에서도 찾을 수 있다. “도덕도 선택의 영역 안에 있다.”라고 표현했듯이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선택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회적기업 평가를 위해 어떤 기준을 선택해야 할까?
현장의 왜곡된 이해는 제외하더라도 사회적기업과 관련한 행정기관과 학계, 전문가들은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성과의 측정모델 도입과 지표 은행 개발에 노력해야 하고, 현장에선 이를 적용하여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성과를 제시함으로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