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배송 확대, 편리함보다 국민 건강권이 먼저다”
건강소비자연대 “비대면진료 기존 제도 충분히 검증한 뒤 논의해야”
정부가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배송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소비자단체가 국민 건강과 의약품 안전성을 우선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건소연)는 9월 1일 입장문을 내고 의약품 배송 확대 논의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비대면진료가 의료기관 이용이 어려운 국민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고, 처방받은 의약품을 집에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정책을 단순히 ‘더 쉽고 편리하다’는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건소연은 특히 의약품이 일반적인 배송 상품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약품은 잘못 사용하거나 복용할 경우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제도 확대에 앞서 안전성과 소비자 편익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약을 전달하는 것만으로 의약품 복용 과정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환자가 처방받은 약을 정확히 확인하고 복용방법과 용량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다른 의약품과 함께 복용해도 되는지, 중복 처방이나 과다복용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복용 이후 이상반응이 나타났을 때 적절한 안내와 대응체계가 작동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건소연은 국회가 비대면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의약품 재택수령 대상을 섬·벽지 거주자와 장기요양수급자, 장애인,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 등으로 제한한 점도 짚었다. 관련 제도가 현장에서 충분히 시행되고 평가되기도 전에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의약품 배송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순서상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운영방식에 대한 점검도 주문했다. 광고와 마케팅, 편의성을 앞세운 서비스가 오히려 불필요한 의료이용이나 의약품 소비를 부추기고 있지는 않은지 소비자 입장에서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쟁점은 ‘배송이 가능한가’가 아니라 ‘국민에게 안전한가’에 있다. 의료와 의약품 정책은 새로운 시장이나 산업적 편익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우선해야 한다. 편리함을 넓히는 것과 건강권을 지키는 것이 충돌한다면 정책의 무게중심이 어디에 놓여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건소연은 의약품 배송 전면 확대 논의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기존 비대면진료와 제한적 의약품 재택수령 제도의 운영 결과를 충분히 검증하고, 의료·약학 전문가와 소비자, 환자 등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폭넓은 공론화 과정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