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사회적기업이 필요하다

  • 등록 2013.08.28 14: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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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월 제15




지역에 사회적기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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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섭


이장 대표이사


 


사회적기업 ()이장1999인터넷 이장으로 시작해서 2001년 주식회사로 전환하여, 현재까지 약 15년간 농촌지역 활성화, 도시민 유치 및 내발적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07년 고용노동부에서 사회적기업육성법이 만들어지고, 8~9년간 지역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인정받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을 받았다.




다양한 활동이라 하는 것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국가 정책 사업을 기획하고, 지역주민들을 교육하여 자발적으로 계획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마을 및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이다. 또한 각 영역의 전공 교육을 받은 젊은 인재들이 자신의 재능을 지역을 위해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생태건축 설계와 시공, 귀농귀촌을 위한 교육 및 상담, 도농교류를 위한 농촌체험 관광, 주민과 공무원 교육, 다양한 사업 계획과 컨설팅, 생태환경 분석, 농촌 맞춤형 디자인과 출판 등 구체적인 활동을 해왔다.




농촌지역의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도시의 콘크리트 아파트 속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사이에 농촌엔 노인들만 고단하고 팍팍했던 인생의 마지막을 지키고 있다. 현재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불과 10년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다. 농업을 포기한 국가 정책도 심각한 문제지만, 농촌의 인구 감소와 그로 인한 문제까지도 수수방관하는 속수무책의 정책은 더 심각해 보인다. 농촌에 더이상 사람이 살지 않고, 농업과 농촌이 소멸된다면 국가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이런 현상이 농촌지역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몇몇 대도시를 제외한 중소도시 역시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는 중이다. 중소도시 곳곳을 점령하듯 들어서있는 대형마트들은 지역의 상권을 고사시키는 중이며, 지역 경제를 뿌리까지 흔들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춘천만 해도, 강원도에서 원주 다음으로 크고 인구가 많은 도시이며 도청소재지이다. 그러나 수도권 전철과 연결이 되고, 서울 중심부인 용산까지 약 70분이면 갈 수 있는 열차가 개통되고, 이미 3~4개의 대형마트가 교통의 중심지에 자리를 잡으면서 지역 경제가 심각하게 걱정되고 있다. 중소도시의 시민들은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고 믿고 싶은 대형마트를 이용한다. 이는 충동 및 대량 구매로 인한 개인소비 증가뿐 아니라, 그 이득이 대기업과 대형 유통회사들로 즉시 흘러가고, 그들은 모두 수도권과 심지어 외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스스로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에선 경제활동이 이미 시들어가고 있다. 1개의 대형마트가 7만 명 정도의 소비를 끌어 모을 수 있다고 한다. 4개의 대형마트는 춘천뿐 아니라 양구, 화천 인구의 소비까지 쓸어가고 있다. 중소상점들은 이들과 경쟁을 해 볼 수도 없고, 경쟁을 통해 살아남을 가능성은 더 없다.




너무도 무서운 현실임을 모두 알고 있지만, 누구 먼저 이를 지적하고 시정하고 자구책을 만들려 하고 있지 않다. 지역 이슈의 생산지이고 중심이었던 시민단체들도 이젠 이슈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역시 인력이 부족하고, 자금이 부족하고, 관심이 부족하다는 이유들이 그런 활동엔 포기를 한 것이 아니가 싶다. 시민들의 무관심, 또한 자각을 했어도 먼저 나서지 않을 뿐 아니라 동참도 쉽지 않은 상태임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런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주체는 이제 사회적경제를 고민하고 활동력을 키우고 있는 사회적경제 영역의 경제적 협력과 네트워크로 극복해야 한다고 본다.




인증을 받고, 지원을 받는 것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사회 경제 구조의 유일한 대안은 사회적경제뿐이라는 생각이고, 주체들은 연대하고 활동의 폭을 넓혀 새로운 경제 대안을 지역경제에 제시해야 한다. 지역에는 사회적경제 영역의 조직이 많다. 사회적기업이 있고, 마을기업, 자활공동체기업, 협동조합,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각 개별 기업으로 보면 미약한 구조의 조직들이지만, 업종이 모이고, 뜻이 모이고, 마음과 자금을 모아 공동의 목적을 생성하고 합의해 간다면 가능성은 보다 높아질 것으로 믿는다. 다만, 그 중심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사람 혹은 조직이 필요한데, 지금은 각 사업별로 중간지원조직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우선 기대를 건다.




아직 사회적경제란 개념도 시도도 초창기다. 현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할 대안으로 이제 막 시작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큰 흐름의 시작이다. 서울 한복판을 관통하는 거대한 한강의 물도 강원도 깊은 산골의 작은 샘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 물들이 한 줄기씩 모여 한강에 이르고, 마침내 바다로 간다. 사회적경제도 이제 시작된 개념이고 많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패를 무서워하거나 너무 쉽게 평가하여 방향을 크게 틀어버리는 우를 우리 사회는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큰 흐름의 방향에 동의하고, 그 흐름 안에서 대안을 찾고, 좋은 사례가 만들어져서 확대재생산 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자질을 갖춘 더욱 많은 분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창업을 시도하고, 기존 경제에 대한 문제점을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하고 해결해 가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혼자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공유 및 네트워크만이 살 길이다. 지역에 가까이 있는 동지들부터 뜻을 하나로 모으고, 지역의 현안을 같이 고민하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 때 가능해질 것이다. 농촌마을도 마찬가지다. 많지 않은 주민들이지만, 옆의 마을과 연대하고 공동으로 살 방안을 찾을 준비를 해야 한다. 이젠 나만, 우리 마을만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어 보인다.




춘천에서 '사회적경제네트워크'를 결성했다. 매월 회비를 모아 상근 2명의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다. 참여 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브랜드 "봄내가 자란다"도 만들었다. 공동 마케팅을 위한 매장 및 위원회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자발적인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이런 작은 힘들을 모아 어려워져가고 있는 지역에 버팀목을 하고자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 더 많은 참여자가 생기기를 희망하며 활동하고 있다. 그런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있다.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필요한 일이 많기 때문이다. 용기를 가지고 사회적경제 활동을 통해 지역을 지키려는 노력에 동참할 인재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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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기자 kjc816@k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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